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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편의시설

휠체어로 직접 돌아본 서울 시내 카페 10곳의 접근성 비교

서울 카페는 과연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간일까?

장애인과 휠체어 사용자, 그리고 유모차를 끄는 보호자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제약을 마주한다. 특히 ‘잠깐 들러 쉬는 공간’으로 여겨지는 카페가 실제로는 누군가에게 들어가는 것조차 힘든 공간일 수 있다는 사실은 아직 널리 인식되지 않았다.
이번 글에서는 필자가 직접 휠체어를 이용해 서울 시내 주요 카페 10곳을 방문하며 겪은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장애인 접근성이라는 관점에서 공간의 현실과 문제점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이 글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누구나 차별 없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문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서울 카페는 과연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간

 

방문 기준: 휠체어 접근성 체크 항목

휠체어를 이용한 방문은 단순히 출입문 하나를 통과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번 비교 리뷰는 다음과 같은 6가지 체크포인트를 중심으로 정리되었다.

  1. 입구 접근성 – 단차 여부, 경사로 유무
  2. 출입문 구조 – 자동문 or 수동문, 문 너비
  3. 실내 이동성 – 테이블 간 간격, 휠체어 회전 가능 공간
  4. 장애인 화장실 – 유무 및 실제 사용 가능 여부
  5. 직원 응대 태도 – 안내, 도움 제공 여부
  6. 기타 배려 요소 – 낮은 테이블, 휠체어 대기 공간 등

서울 강남, 홍대, 종로, 연남동, 성수 등 10개 상권별 대표 카페를 선정하여 동일 기준으로 접근성과 실사용 편의성을 비교했다.

 

직접 방문한 서울 카페 10곳의 평가 요약

  1. 홍대입구역 근처 A카페
    • 입구에 단차 있음. 경사로 없음.
    • 휠체어 입장은 가능하나 내부 테이블 배치가 촘촘해 이동 불편.
    • 장애인 화장실 없음.
      ✅ 점수: ★★☆☆☆
  2. 신촌 연세로 B카페 (프랜차이즈)
    • 입구 경사로 잘 설치되어 있음.
    • 실내도 비교적 넓고 휠체어 회전 가능.
    • 장애인 화장실 있음 (1층).
      ✅ 점수: ★★★★☆
  3. 연남동 골목 C카페 (소형 개인카페)
    • 입구 단차 2단, 휠체어 진입 불가.
    • 내부 좁고 화장실 사용 불가.
    • 직원 응대는 친절했으나 현실적 한계 많음.
      ✅ 점수: ★☆☆☆☆
  4. 성수동 대형 D카페 (복합문화공간)
    • 휠체어 전용 입구 별도 존재.
    • 모든 층 엘리베이터 연결, 장애인 화장실 완비.
    • 직원 교육 수준도 높음.
      ✅ 점수: ★★★★★
  5. 명동 대로변 E카페 (체인점)
    • 입구 단차는 낮았으나 문이 수동이고 무거움.
    • 실내 이동 간격은 충분하나 화장실은 협소.
      ✅ 점수: ★★★☆☆
  6. 이태원 H언덕 C카페
    • 경사진 언덕 위에 위치, 진입 자체가 어려움.
    • 내부는 예쁘지만 이동 동선 없음.
      ✅ 점수: ★☆☆☆☆
  7. 강남역 M카페 (신축 복합건물 내)
    • 엘리베이터 접근 가능, 자동문 설치됨.
    • 실내 넓고 배치 유동적. 화장실은 건물 공용으로 양호.
      ✅ 점수: ★★★★☆
  8. 혜화 대학로 R카페 (복층 구조)
    • 1층만 휠체어 접근 가능, 계단만 있는 2층 구조 불편.
    • 화장실은 외부 공용시설 이용.
      ✅ 점수: ★★☆☆☆
  9. 합정역 J카페 (지하 입점형)
    • 지하 통로에 엘리베이터 없음.
    • 진입 불가, 직원도 대안 안내 불가.
      ✅ 점수: ☆☆☆☆☆
  10. 서울숲 근처 T카페 (대형 베이커리)
  • 휠체어 전용 진입로 설치되어 있음.
  • 실내 테이블 간격 충분하고, 저상형 테이블 비치.
  • 장애인 전용 화장실 깨끗하고 관리 잘 됨.
    ✅ 점수: ★★★★★

휠체어 사용자 입장에서 본 문제점과 제안

서울은 선진국 대도시이지만, 실제 카페 접근성은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이용 불가”한 경우가 매우 많았다. 특히 장애인 화장실의 ‘존재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위치와 실제 이용 가능성’**이다.
또한, “경사로가 있다고 표기되어 있지만 너무 가파르거나 길이가 짧아 실질적으로 진입이 어렵다”는 경우도 다수 있었다. 대부분의 카페는 ‘장애인 배려’보다 ‘일반 손님 중심’의 인테리어에 집중되어 있었고, 소형 개인카페일수록 물리적 배리어프리가 거의 실현되지 않고 있었다.

공간 디자인을 할 때부터 유니버설 디자인을 고려하는 문화가 확산되어야 하며, 휠체어 사용자뿐 아니라 고령자, 유모차 이용자까지 고려한 '모두를 위한 공간' 개념이 반드시 필요하다.

 

진정한 배리어 프리는 누군가의 권리이다

이 글을 통해 서울의 카페들이 아직도 접근 가능한 사람만을 위한 공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애인 접근성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기본 권리다.
앞으로는 카페, 식당, 공공시설 등 모든 공간이 단순한 ‘친절함’이 아니라 구조적 배려와 실천을 통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길 바란다.

공간의 품격은 인테리어가 아니라, 누구나 편하게 들어갈 수 있느냐로 결정된다.
그 시작은 휠체어 한 대가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만드는 아주 작은 실천일 것이다.